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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작품은 누구의 것인가
XITY No.1 창간호
2023.05.08
인공지능(AI)이 그리는 예술작품, 시, 소설 등이 미디어에 나오고 있다. 여기에 공산품을 찍어내던 로봇이 이제는 커피, 피자도 만드는 세상이 되었다. 인간이 아닌 그들의 생산물은 현재 저작권 인정 유무와 세금 등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I와 로봇 : 창작물의 탄생
영화에서 보던 인공지능, 로봇의 시대가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어느새 공항과 식당에는 조금은 투박하지만 로봇이 돌아다니고,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일상에서 한결 친숙해졌다. 이제는 AI의 자체적 생산, 로봇 생산물이 우리가 사고팔 수 있는 시장에 나오고 있다.
2018년 AI를 통해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오비어스(Obvious)는 에드몽 드 벨라미(Edmond De Belamy)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그리고 이를 글로벌 유명 경매소인 크리스티에서 한화 약 5억 원에 판매했다. 벌써 4년이 지난 이야기다. 그 후로 AI를 통한 창작 활동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예술품을 넘어 이미지 영역으로 들어왔으며, 미드저니(Midjourney), 크레용(Craiyon) AI에서는 관련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미드저니에서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AI로 수많은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다.
AI가 소프트 창작물을 다룬다면 로봇은 실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국제로봇협회(IFR, 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에 따르면 글로벌 산업 로봇은 2011년 16만 6,000개에서 2021년 48만 7,000개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자연스레 여기서 파생되는 제품 생산은 누적되어 증가했다.
그렇다면 수많은 창작물의 소유자는 누구일까. AI 창작 핵심 코드를 만들어낸 주체, 로봇을 보유한 주체가 모든 창작물을 일률적으로 가져가야 할까. 워낙 깊은 주제이기에 정답을 논할 수는 없다. 다만 지금까지의 주장은 AI 창작물은 저작권으로 인정해줄 수 없다는 것. 다른 한편에서는 법 개정으로 저작권의 범주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로봇 확산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로 로봇세(Robot tax)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언급하면서 큰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복잡한 논쟁은 어느 한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이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서 세상의 변화도 따라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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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human Creati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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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거래와 생산 괴물의 유동화
한 가지 기대해볼 점은 AI와 로봇의 도움으로 수많은 창작물이 우리 앞에 온다는 것, 그리고 이들은 거래가 된다는 점이다. 즉 각각이 고유한 재화로 인정받고, 어느 소유자는 권리를 갖게 될 수도 있다.
원칙적으로 지적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은 인간의 창작물만 인정한다. 아직은 법률의 범주 상 제약이 있으나 어찌되었든 지적재산권 혹은 또다른 무언가를 통해 이 권리는 거래가 될 확률이 높다. 다만 일상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향을 기대해본다. 그 단편 중 하나가 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이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통해 구현한 권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AI 창작물은 권리에 대한 시장을 키울 것이다.
또 하나 기대하는 것 혹은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은 생산 주체의 유동화다. 생산 주체의 대표를 로봇으로 표현하고 싶다. 여기서 유동화란 ‘현금 흐름을 만드는 자산을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음악 저작권을 쪼개서 사고파는 플랫폼인 뮤직카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유사한 맥락이다. 소유에 대한 논쟁의 균형점으로 유동화된 권리를 보유하는 것도 생각해볼 법하다. 생산 괴물인 로봇을 연금처럼 갖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AI와 로봇이 만들어내는 창작물은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창작물의 거래, 자산 유동화 시장의 성장을 초래할 수 있다.
editor PARK HANSA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