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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지갑 있으세요? 



XITY No.1 창간호

2023.05.22


현금과 카드를 넣고 다니는 지갑. 없으면 불편하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그나마 의존도를 낮췄지만 여전히 필요하다. 그런데 점점 자산이 디지털화된다. 그에 맞는 새로운 지갑이 필요한 건 당연한 일. 자신만의 캐릭터와 콘텐츠를 지갑에 넣고 다니는 또 다른 세상이 왔다.

시대를 앞서간 싸이월드


혹시 싸이월드를 기억하는가?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글을 쓰는 에디터는 싸이월드 중독자였다. 당시 학생이었기에 용돈은 넉넉지 않았다. 오케이캐시백 포인트를 모아 도토리를 충전하거나, 엄마 찬스로 몰래 휴대폰 소액결제를 이용해 도토리를 충전했다. 충전한 도토리로 내 ‘미니미’에 예쁜 옷도 입히고, 당시 좋아하던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미니룸’도 멋있게 꾸몄다. 활동도 나름 열심이었다. 그때는 휴대폰에 카메라가 없거나 화질이 별로여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친구들과의 사진을 정성스레 컴퓨터로 옮겨와 싸이월드 사진첩에 올렸다. 이 글을 쓰면서도 아련해지는 젊은 시절의 여행 사진, 술 마시며 찍은 사진, 장난스러운 엽기 사진도 많았다. 일촌도 제법 많았고, 친구들과 서로의 일촌평도 써줬다. 당시 싸이월드를 열심히 했던, 흔히 말하는 ‘이불킥’의 정점은 일기장이다.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 컴퓨터를 켜고 싸이월드에 접속해 일기를 쓰곤 했다. 어쩌면 지금 글을 쓰고 말하는 직업을 갖게 된 것은 싸이월드의 일기장이 큰 역할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싸이월드는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열심이었던 SNS이자, 젊은 날의 추억 공간이다.


그리고 군대에 갔다.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싸이월드 유저가 많이 떠났고, 인기가 없어져서 싸이월드 서비스를 종료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었다. 싸이월드 때문에 탈영을 할 수는 없기에 그렇게 또 추억의 한 페이지가 끝나는구나, 하며 애써 침착하려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올린 사진, 내 캐릭터, 나의 일기장 등 모두 나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 미니홈피는 내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 싸이월드가 제공하는 개인별 맞춤 홈페이지에 내가 꾸민 것일 뿐이었다. 내 ‘미니미’에 입힌 옷, 내 미니홈피에 설정한 배경음악도 모두 내 것은 아니었다. 싸이월드에서 제공한 콘텐츠를 샀을 뿐이다. 유저들이 여러 활동을 하며 플랫폼을 풍성하게 만들었지만, 우리 모두는 컨슈머(소비자)였다. 프로슈머(프로듀서와 컨슈머의 합성어)가 될 수 없었다. 그래서 그 후로 SNS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지금 인기가 많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콘텐츠를 올리고 구독자가 많아지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서비스가 종료되면 또 무력함을 느낄 테니까….

싸이월드는 Web2.0의 대표 주자인 동시에 메타버스의 선구자였다.

Web3.0? Web1.0과 Web2.0은 또 뭔데?

 

Web2.0은 바로 앞에서 설명한 플랫폼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싸이월드 등 기업들이 만든 플랫폼에서 유저들은 다른 유저와 관계를 맺거나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플랫폼 시대라고 하는 것들은 Web2.0으로 이해하면 쉽다. Web2.0이 문제만 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플랫폼을 통해 인터넷 세상의 지평을 넓혔고, 유튜버, 크리에이터와 같은 새로운 직업군과 관련된 산업도 생겼다. 기업들은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Web2.0에서 우리는 다양한 활동을 했다. 플랫폼은 많은 유저를 확보해야 했고, 그렇게 유저를 확보한 플랫폼 기업은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서 현재 세계를 이끌고 있다. 그 기업들이 만든 고용효과까지 생각하면 플랫폼 기업의 출현으로 대표되는 Web2.0은 오늘날 우리 삶을 바꾸고, 디지털 전환의 최전선에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아쉬운 점도 있다. 유튜브라는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의 이익은 플랫폼 기업이 독차지했고, 우리가 올린 콘텐츠는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가 되었다. 유저들은 컨슈머로서 역할밖에 할 수가 없었다.


여기서 궁금한 것. 갑자기 Web2.0을 설명했다는 것은 Web1.0도 있었다는 의미일 텐데, 그렇다면 Web1.0은 뭘까? Web1.0은 초창기 인터넷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초창기 인터넷 당시 우리는 개별 사이트를 방문해서 각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만들었다. 사이트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외우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Web1.0에서는 다른 유저나 네티즌과 소통할 수 없었다. 기껏해봐야 게시판과 방명록에 글을 올리는 정도? 또 유저들은 개별 사이트가 제공하는 정보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일종의 읽기만 가능했던 셈.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Web2.0, 즉 플랫폼이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을 강요받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끼리 서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다. SNS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Web2.0으로의 흐름은 점점 더 가속화됐다.


요즘은 어느 사이트를 방문해서 가입할 때 구글이나 페이스북, 카톡, 네이버를 통해 로그인이 가능하다. Web1.0이 www로 대표되는 단순 연결이었다면, Web2.0은 IT 버블과 맞물리면서 등장한 커뮤니티 서비스다. 초창기 인터넷이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 보급, 그리고 여러 유저들이 소통하면서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Web2.0 시대를 열었지만, Web2.0도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애써 가꾼 SNS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거나, 열심히 콘텐츠를 올린 플랫폼이 어느 날 서비스를 종료하면 우리가 공들인 콘텐츠도 사라진다는 슬픔이다.


전 세계 10대들은 이미 Web3.0에 푹 빠졌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Web3.0이다. Web3.0은 개별 사용자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화된 웹을 뜻한다. 그 기반에는 시맨틱 웹(Semantic Web)이 있다. 시맨틱 웹은 파편화되고 방대해진 정보를 서로 연결해 Web2.0의 한계를 가장 잘 극복할 수 있다. 컴퓨터가 알아서 이용자가 원하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데, 더 많은 기기에서 앱을 구애받지 않고 실행할 수 있으며, 추가 개발 비용 없이 다양한 유형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도 실행이 가능하다. Web3.0은 블록체인,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와 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읽기, 그리고 읽기와 쓰기에서 데이터는 플랫폼 회사의 소유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 데이터조차 자산화해서 개인이 소유하자는 움직임, 그것이 바로 Web3.0이다

손정의 회장이 투자하면서 유명해진 ‘더 샌드박스’가 대표적이다. 아직 일부 기능이 기존 플랫폼과 비슷해 진정한 의미의 Web3.0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인지도가 높은 로블록스를 예로 들어보겠다. 얼마 전 ‘오징어게임’의 인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높은 인기 탓에 시즌 2도 예정돼 있다. 로블록스에서도 오징어게임은 인기를 끌었다. 로블록스에서 오징어게임(Squid game)을 검색하면 수백 개의 게임이 보인다. 이 오징어게임을 누가 만들었을까? 로블록스? 아니다! 오징어게임은 로블록스를 이용하는 크리에이터가 만든 게임이다. 유저들은 오징어게임을 다운로드해서 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의 옷도 직접 만들어 입히고, 다른 유저가 만든 것을 구매하기도 한다. 싸이월드가 판매한 옷을 미니미에 입혔던 것을 생각해보면 많이 변하긴 했다. 직접 옷을 디자인한다고 하니, 패션업계에 종사하고 싶은 유저들에겐 사전 평가의 장이 될 수도 있겠다. 이를 눈치챈 나이키와 구찌 등 패션 브랜드들도 입점을 시작하고 있다. 즉 지난 몇 년간 컨슈머였던 유저들이 프로슈머로 변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Web3.0의 세계다.


만약 어느 날 로블록스나 더 샌드박스가 서비스를 종료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지 마시라. 이 공간에서 사용하는 캐릭터, 아이템 등은 모두 개인 지갑(wallet)에 보관한다. 다른 플랫폼에 가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Web2.0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카톡, 네이버 등의 플랫폼에 로그인할 때 ID를 사용했다면, 이제는 개인지갑으로 로그인한 후 개별 플랫폼을 방문해 연결해주면 어느 플랫폼에서든 나만의 콘텐츠와 아이템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등장한 Web3.0에 대해 지금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넷스케이프를 만든 개발자 출신 마크 안드레센(Mark Andreessen)과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Jack Dorsey) 그리고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논쟁의 중심에 있다. 마크 안드레센은 Web3.0은 시대의 흐름으로 Web3.0 시대가 도래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입장이다. 반대로 일론 머스크와 잭 도시는 Web3.0은 마케팅 용어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렇듯 논쟁이 한창이지만 Web3.0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 미국 벤처캐피털(VC)들의 자금은 Web3.0으로 흐르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투자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 조사에 따르면, 미국 VC들의 Web3.0에 대한 투자는 약 30%에 육박한다. 2020년 기준으로 1,800억 달러(약 230조 원) 규모의 매출도 오는 2025년에는 4,000억 달러(약 500조 원)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재택 수업을 하던 전 세계 10대들은 이미 로블록스와 같은 Web3.0에 푹 빠졌다. 우리 세대가 학창 시절에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한쪽에 몰래 켜둔 MSN, 네이트온 메신저가 이제 Web3.0으로 바뀐 것이다. 50대의 SNS가 밴드, 40대의 SNS가 페이스북, 30대의 SNS가 인스타그램, 20대의 SNS가 틱톡, 그리고 10대의 SNS가 로블록스를 비롯한 Web3.0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기술이 발전하고 세대 차가 나서가 아니다. 흔히 말해 우리 ‘엄빠’가 접근하지 못하는 공간에서 친구들과 놀고 어울리는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한다면? 당연히 그들은 계속해서 Web3.0 공간을 이용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Web3.0으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기사 전문은 <XITY> 매거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ditor HAN DAE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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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ITY No.1 창간호

2023.05.22


현금과 카드를 넣고 다니는 지갑. 없으면 불편하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그나마 의존도를 낮췄지만 여전히 필요하다. 그런데 점점 자산이 디지털화된다. 그에 맞는 새로운 지갑이 필요한 건 당연한 일. 자신만의 캐릭터와 콘텐츠를 지갑에 넣고 다니는 또 다른 세상이 왔다.

시대를 앞서간 싸이월드


혹시 싸이월드를 기억하는가?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글을 쓰는 에디터는 싸이월드 중독자였다. 당시 학생이었기에 용돈은 넉넉지 않았다. 오케이캐시백 포인트를 모아 도토리를 충전하거나, 엄마 찬스로 몰래 휴대폰 소액결제를 이용해 도토리를 충전했다. 충전한 도토리로 내 ‘미니미’에 예쁜 옷도 입히고, 당시 좋아하던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미니룸’도 멋있게 꾸몄다. 활동도 나름 열심이었다. 그때는 휴대폰에 카메라가 없거나 화질이 별로여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친구들과의 사진을 정성스레 컴퓨터로 옮겨와 싸이월드 사진첩에 올렸다. 이 글을 쓰면서도 아련해지는 젊은 시절의 여행 사진, 술 마시며 찍은 사진, 장난스러운 엽기 사진도 많았다. 일촌도 제법 많았고, 친구들과 서로의 일촌평도 써줬다. 당시 싸이월드를 열심히 했던, 흔히 말하는 ‘이불킥’의 정점은 일기장이다.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 컴퓨터를 켜고 싸이월드에 접속해 일기를 쓰곤 했다. 어쩌면 지금 글을 쓰고 말하는 직업을 갖게 된 것은 싸이월드의 일기장이 큰 역할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싸이월드는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열심이었던 SNS이자, 젊은 날의 추억 공간이다.


그리고 군대에 갔다.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싸이월드 유저가 많이 떠났고, 인기가 없어져서 싸이월드 서비스를 종료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었다. 싸이월드 때문에 탈영을 할 수는 없기에 그렇게 또 추억의 한 페이지가 끝나는구나, 하며 애써 침착하려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올린 사진, 내 캐릭터, 나의 일기장 등 모두 나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 미니홈피는 내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 싸이월드가 제공하는 개인별 맞춤 홈페이지에 내가 꾸민 것일 뿐이었다. 내 ‘미니미’에 입힌 옷, 내 미니홈피에 설정한 배경음악도 모두 내 것은 아니었다. 싸이월드에서 제공한 콘텐츠를 샀을 뿐이다. 유저들이 여러 활동을 하며 플랫폼을 풍성하게 만들었지만, 우리 모두는 컨슈머(소비자)였다. 프로슈머(프로듀서와 컨슈머의 합성어)가 될 수 없었다. 그래서 그 후로 SNS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지금 인기가 많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콘텐츠를 올리고 구독자가 많아지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서비스가 종료되면 또 무력함을 느낄 테니까….

싸이월드는 Web2.0의 대표 주자인 동시에 메타버스의 선구자였다.

Web3.0? Web1.0과 Web2.0은 또 뭔데?

 

Web2.0은 바로 앞에서 설명한 플랫폼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싸이월드 등 기업들이 만든 플랫폼에서 유저들은 다른 유저와 관계를 맺거나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플랫폼 시대라고 하는 것들은 Web2.0으로 이해하면 쉽다. Web2.0이 문제만 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플랫폼을 통해 인터넷 세상의 지평을 넓혔고, 유튜버, 크리에이터와 같은 새로운 직업군과 관련된 산업도 생겼다. 기업들은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Web2.0에서 우리는 다양한 활동을 했다. 플랫폼은 많은 유저를 확보해야 했고, 그렇게 유저를 확보한 플랫폼 기업은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서 현재 세계를 이끌고 있다. 그 기업들이 만든 고용효과까지 생각하면 플랫폼 기업의 출현으로 대표되는 Web2.0은 오늘날 우리 삶을 바꾸고, 디지털 전환의 최전선에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아쉬운 점도 있다. 유튜브라는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의 이익은 플랫폼 기업이 독차지했고, 우리가 올린 콘텐츠는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가 되었다. 유저들은 컨슈머로서 역할밖에 할 수가 없었다.


여기서 궁금한 것. 갑자기 Web2.0을 설명했다는 것은 Web1.0도 있었다는 의미일 텐데, 그렇다면 Web1.0은 뭘까? Web1.0은 초창기 인터넷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초창기 인터넷 당시 우리는 개별 사이트를 방문해서 각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만들었다. 사이트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외우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Web1.0에서는 다른 유저나 네티즌과 소통할 수 없었다. 기껏해봐야 게시판과 방명록에 글을 올리는 정도? 또 유저들은 개별 사이트가 제공하는 정보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일종의 읽기만 가능했던 셈.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Web2.0, 즉 플랫폼이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을 강요받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끼리 서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다. SNS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Web2.0으로의 흐름은 점점 더 가속화됐다.


요즘은 어느 사이트를 방문해서 가입할 때 구글이나 페이스북, 카톡, 네이버를 통해 로그인이 가능하다. Web1.0이 www로 대표되는 단순 연결이었다면, Web2.0은 IT 버블과 맞물리면서 등장한 커뮤니티 서비스다. 초창기 인터넷이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 보급, 그리고 여러 유저들이 소통하면서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Web2.0 시대를 열었지만, Web2.0도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애써 가꾼 SNS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거나, 열심히 콘텐츠를 올린 플랫폼이 어느 날 서비스를 종료하면 우리가 공들인 콘텐츠도 사라진다는 슬픔이다.


전 세계 10대들은 이미 Web3.0에 푹 빠졌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Web3.0이다. Web3.0은 개별 사용자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화된 웹을 뜻한다. 그 기반에는 시맨틱 웹(Semantic Web)이 있다. 시맨틱 웹은 파편화되고 방대해진 정보를 서로 연결해 Web2.0의 한계를 가장 잘 극복할 수 있다. 컴퓨터가 알아서 이용자가 원하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데, 더 많은 기기에서 앱을 구애받지 않고 실행할 수 있으며, 추가 개발 비용 없이 다양한 유형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도 실행이 가능하다. Web3.0은 블록체인,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와 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읽기, 그리고 읽기와 쓰기에서 데이터는 플랫폼 회사의 소유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 데이터조차 자산화해서 개인이 소유하자는 움직임, 그것이 바로 Web3.0이다.

손정의 회장이 투자하면서 유명해진 ‘더 샌드박스’가 대표적이다. 아직 일부 기능이 기존 플랫폼과 비슷해 진정한 의미의 Web3.0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인지도가 높은 로블록스를 예로 들어보겠다. 얼마 전 ‘오징어게임’의 인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높은 인기 탓에 시즌 2도 예정돼 있다. 로블록스에서도 오징어게임은 인기를 끌었다. 로블록스에서 오징어게임(Squid game)을 검색하면 수백 개의 게임이 보인다. 이 오징어게임을 누가 만들었을까? 로블록스? 아니다! 오징어게임은 로블록스를 이용하는 크리에이터가 만든 게임이다. 유저들은 오징어게임을 다운로드해서 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의 옷도 직접 만들어 입히고, 다른 유저가 만든 것을 구매하기도 한다. 싸이월드가 판매한 옷을 미니미에 입혔던 것을 생각해보면 많이 변하긴 했다. 직접 옷을 디자인한다고 하니, 패션업계에 종사하고 싶은 유저들에겐 사전 평가의 장이 될 수도 있겠다. 이를 눈치챈 나이키와 구찌 등 패션 브랜드들도 입점을 시작하고 있다. 즉 지난 몇 년간 컨슈머였던 유저들이 프로슈머로 변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Web3.0의 세계다.


만약 어느 날 로블록스나 더 샌드박스가 서비스를 종료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지 마시라. 이 공간에서 사용하는 캐릭터, 아이템 등은 모두 개인 지갑(wallet)에 보관한다. 다른 플랫폼에 가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Web2.0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카톡, 네이버 등의 플랫폼에 로그인할 때 ID를 사용했다면, 이제는 개인지갑으로 로그인한 후 개별 플랫폼을 방문해 연결해주면 어느 플랫폼에서든 나만의 콘텐츠와 아이템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등장한 Web3.0에 대해 지금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넷스케이프를 만든 개발자 출신 마크 안드레센(Mark Andreessen)과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Jack Dorsey) 그리고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논쟁의 중심에 있다. 마크 안드레센은 Web3.0은 시대의 흐름으로 Web3.0 시대가 도래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입장이다. 반대로 일론 머스크와 잭 도시는 Web3.0은 마케팅 용어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렇듯 논쟁이 한창이지만 Web3.0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 미국 벤처캐피털(VC)들의 자금은 Web3.0으로 흐르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투자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 조사에 따르면, 미국 VC들의 Web3.0에 대한 투자는 약 30%에 육박한다. 2020년 기준으로 1,800억 달러(약 230조 원) 규모의 매출도 오는 2025년에는 4,000억 달러(약 500조 원)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재택 수업을 하던 전 세계 10대들은 이미 로블록스와 같은 Web3.0에 푹 빠졌다. 우리 세대가 학창 시절에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한쪽에 몰래 켜둔 MSN, 네이트온 메신저가 이제 Web3.0으로 바뀐 것이다. 50대의 SNS가 밴드, 40대의 SNS가 페이스북, 30대의 SNS가 인스타그램, 20대의 SNS가 틱톡, 그리고 10대의 SNS가 로블록스를 비롯한 Web3.0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기술이 발전하고 세대 차가 나서가 아니다. 흔히 말해 우리 ‘엄빠’가 접근하지 못하는 공간에서 친구들과 놀고 어울리는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한다면? 당연히 그들은 계속해서 Web3.0 공간을 이용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Web3.0으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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