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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병의 시대: 로봇과 함께하는 노후



XITY No.2

2023.06.26


최근 우리나라 출산율 0.78명, 고령화율은 18.3%. 역피라미드 인구 구조 진입은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령화는 노동력 등 여러 사회 문제를 야기하지만 간병에 대한 논의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노인 부양비도 가파르게 올라갈 것은 예상 가능한 일. 케어 로봇이 이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

| 사진 셔터스톡

통계로 점치는 50년 후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화율은 약 16.5%(2021)로 다른 국가들 대비 높진 않다. 미국 16.8%, 일본 28.9%, 독일 22.7%로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치를 보이는 나라가 많다. 다만 증가 속도에서 한국은 여타 국가를 크게 앞선다. 2019~2021년 고령화율 연간 증가폭은 평균 0.76%로 다른 국가(0.2~0.4%)의 2배 이상이다.

부양비도 마찬가지다. 약 50년 후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양비를 기록하는 나라가 될 전망이다. 총부양비란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당 부양해야 할 유소년(0~14세) + 고령 인구(65세 이상)다. 숫자가 높을수록 한 명당 부양해야 할 대상(노인·아이)이 많다고 해석하면 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0~2070)에 따르면 2070년 우리나라 총부양비는 116.8명으로 현재 38.7명에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년 부양비를 살펴봐도 2050년 78.6명, 2070년 100.6명으로 크게 증가한다. 이는 단순히 다음 세대가 가져야 할 부담이 커진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는 노인 스스로 건강관리 및 생활을 영위해야 할 시대가 온다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고령화를 대하는 우리 자세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온 고령화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수 있을까. 아주 좋은 해결책은 있다. 국민 모두가 부유해지는 것이다. 정서적 부족함은 배제할 수 없겠지만 간병인을 옆에 두고 건강에 무지막지하게 돈을 쓰면 다소 평온한 삶을 즐길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옛 속담에 “가난은 나라도 구제 못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상에 불과하다. 물론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모든 것을 해결할 순 없다. 이런 점에서 낮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내는, 고령이 되었을 때 누구나 손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 케어 로봇 역할에 주목하게 된 이유다.



허리가 휘는 간병, 로봇으로 숨통 트이다


케어 로봇은 크게 의료 로봇 범주에 들어간다. 의료 로봇에는 수술용 로봇과 재활 목적 로봇, 간병 및 원격 진료 로봇, 약제 처리, 물류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중 케어 로봇은 간호·간병·돌봄 역할에 집중한다. 아직 일상에서 케어 로봇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일부 강아지 형태의 반려 로봇을 찾아볼 수 있지만, 요양 목적으로는 글쎄다.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해나갈 수 있는 로봇이 필요한 시점이다. 


간병 비용은 얼마나 들까? 통상적인 수준을 잡기는 쉽지 않지만 보통 하루 평균 10~12만 원, 월 기준 약 300만 원 가까이 나온다고 한다. 적지 않은 비용이다. 만약 25세부터 55세까지 월급 300만 원을 받으며 30년간 일하고, 이후 70세부터 100세까지 간병인을 쓴다면 수입과 지출에 차이는 있겠지만 벌어들인 만큼 다시 간병 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때때로 노인 파산, 간병 파산이라는 단어가 미디어에서 등장하는 것을 보면 머지않은 이야기다. 다시 한 번 비용을 줄이기 위한 기술, 로봇의 도입을 생각하게 된다.


서울간병인협회가 말하는 간병인의 역할은 아래 도식도에 나온 것처럼 10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역할 중 일부를 로봇으로 대체한다면 그것으로도 의미가 있다. 침상 목욕, 증상에 따른 간병 실시 등 빈 곳이 있기는 하지만 많은 부분을 로봇이 채워나갈 수 있다. 침상을 청소하는 로봇에서부터, 대소변 수발, 환자 이동, 재활치료, 안정 도모 등 여러 로봇이 시장에 존재한다. 물론 그 수준은 아직 환자들의 수요를 충족할 정도는 아닌 것이 아쉽다.

MZ, 로봇과 공존을 꿈꿀 세대


그래도 긍정적인 소식을 하나 전해보면, 가격 이야기를 뺄 수 없다. 산업용 기준 로봇 가격은 1995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히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로봇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식당에서 사람을 대신해 로봇이 서빙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 또한 인건비 측면에서 로봇의 경쟁력이 사람을 앞섰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간병 시장의 로봇도 마찬가지다. 가격이 내려간다면 진입 장벽은 더 낮아진다. 여기에 기능적인 측면에서 환자, 간병인, 의사 들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서비스가 병행해서 발전한다면 더욱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일본은 이미 케어 로봇 도입을 위해 연간 30만 엔(약 3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우리보다 한 발자국 먼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배경이 크다. 우리나라도 손 놓고 있을 순 없는 실정. 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요양원, 요양병원의 수요가 모두 늘고 있고, 보조 장치로서 로봇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로봇을 대하는 시선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참고로 이것은 아버지, 어머니 세대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MZ세대의 연령대는 1981~2012년생. 이 중 가장 젊은 2012년생의 50년 후는 60세가 넘는 나이다. 로봇이 간병 시장에 자리 잡을 즈음, 즉 생산가능인구 한 명당 노인 한 명을 부양해야 하는 때는 MZ세대가 고령이 됐을 때의 이야기다. 편안한 노후를 즐기고 싶다면 하루라도 빨리 로봇 기술의 진척을 꿈꿔야 할 것이다. 



INTERVIEW

의료 케어 로봇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


간병한다는 것은 그저 옆을 지켜주기만 하는 일이 아니다. 대소변 수발 등 조금은 수고스러운 일도 처리해야 한다. 또 화려하진 않더라도 모두가 어려워할 수 있는 일을 도와주는 것도 로봇의 역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5년간 한 제품에 몰두하고 있는,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국내 기업 큐라코의 이상훈 대표를 만났다. 

| 사진 황필주

Q 큐라코에 대해 소개한다면.

15년간 배설 케어 로봇 하나만 개발해온 전문 기업으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Q 배설 케어 로봇이 생소하다.

중증 와상환자, 노약자 등 화장실 이동이 어려운 분들이 누워 있는 상태로 대소변을 보면 보통 기저귀를 사용합니다. 냄새나 관리 등 어려운 점이 많죠. 배설 케어 로봇은 배변을 즉시 감지해 흡입, 세정, 건조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지원해주는 솔루션입니다.


Q 처음 돌봄 시장, 그중에서도 케어 로봇에 진입하게 된 배경은?

시작은 개인적인 배경이 컸죠. 우리 아버지도 와상 환자셨는데 이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배설 처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다가 일본에 비슷한 제픔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걸 유통하려고 했는데, 생각과 다르더라고요. 기능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때가 시작이었죠. 지금의 회사를 설립하고 개발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Q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야간 배설 케어가 수월해졌다는 반응이 가장 많고, 위생적이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종이기저귀를 사용할 때보다 환자의 수치심이 줄어들었다는 반응도 많았고요. 환자에게 이런 말을 듣기도 했어요.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는 것 같아 좋다고요.


Q 간병에서 로봇의 역할은?

일단 로봇에 대해 정의하는 게 중요한데, 이제 로봇은 예전에 생각한 2축 움직임을 넘어 실행(Actuating)이 가능한 것이 되었습니다. 초고령 사회 진입과 함께 간병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고, 간병에서 로봇은 다양한 범주에서 역할을 해낼 겁니다.


Q 로봇 도입이 간병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지?

당연히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우선순위는 첫 번째가 환자입니다. 환자들에게 편안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15년 넘게 몰두해왔죠. 가족과 간병인의 편의를 도모하고, 비용 문제를 해결하는 건 그다음 과제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연구 개발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우여곡절이 많았죠(웃음). 처음에는 아무도 안 써주니 우리가 직접 써보면서 개발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깨달았죠. 요양 현장에 가보니 우리 생각과 너무 다르더라고요. 그때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현실에 맞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환자들도 수기로 상태를 전달해주는 등 여러 도움 속에 지금까지 왔습니다.


Q 스마트시티에서 간병 데이터는 어떤 역할을 할까.

한 개인의 건강 정보는 점차적으로 통합 관리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간병에 관한 데이터 역시 이 건강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죠. 우리도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함께 세계 최초로 배설 데이터를 건강 정보에 적용하는 기술 및 데이터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의료 정보가 될 수 있죠.


Q 앞으로 케어 로봇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각각의 간병 기술들이 융합되고 합쳐져서 영화에서 보는 것 같은 미래형 케어 로봇이 탄생하는 거죠. 그리고 우리는 배설 케어를 해결하는 게 그 시작점이라 보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더 큰 확장이 있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간병인들도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될 겁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사람이 간병을 생각하면 간병인을 먼저 걱정하는데, 앞으로는 환자를 먼저 떠올려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독자분들도 언젠가 배설 케어의 수혜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때 오로지 환자와 간병인의 인간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 개발해온 기업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면 감사하겠네요(웃음).

기사 전문은 <XITY> 매거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ditor PARK HANSA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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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병의 시대: 로봇과 함께하는 노후


XITY No.2

2023.06.26


최근 우리나라 출산율 0.78명, 고령화율은 18.3%. 역피라미드 인구 구조 진입은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령화는 노동력 등 여러 사회 문제를 야기하지만 간병에 대한 논의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노인 부양비도 가파르게 올라갈 것은 예상 가능한 일. 케어 로봇이 이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

| 사진 셔터스톡

통계로 점치는 50년 후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화율은 약 16.5%(2021)로 다른 국가들 대비 높진 않다. 미국 16.8%, 일본 28.9%, 독일 22.7%로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치를 보이는 나라가 많다. 다만 증가 속도에서 한국은 여타 국가를 크게 앞선다. 2019~2021년 고령화율 연간 증가폭은 평균 0.76%로 다른 국가(0.2~0.4%)의 2배 이상이다.

부양비도 마찬가지다. 약 50년 후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양비를 기록하는 나라가 될 전망이다. 총부양비란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당 부양해야 할 유소년(0~14세) + 고령 인구(65세 이상)다. 숫자가 높을수록 한 명당 부양해야 할 대상(노인·아이)이 많다고 해석하면 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0~2070)에 따르면 2070년 우리나라 총부양비는 116.8명으로 현재 38.7명에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년 부양비를 살펴봐도 2050년 78.6명, 2070년 100.6명으로 크게 증가한다. 이는 단순히 다음 세대가 가져야 할 부담이 커진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는 노인 스스로 건강관리 및 생활을 영위해야 할 시대가 온다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고령화를 대하는 우리 자세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온 고령화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수 있을까. 아주 좋은 해결책은 있다. 국민 모두가 부유해지는 것이다. 정서적 부족함은 배제할 수 없겠지만 간병인을 옆에 두고 건강에 무지막지하게 돈을 쓰면 다소 평온한 삶을 즐길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옛 속담에 “가난은 나라도 구제 못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상에 불과하다. 물론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모든 것을 해결할 순 없다. 이런 점에서 낮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내는, 고령이 되었을 때 누구나 손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 케어 로봇 역할에 주목하게 된 이유다.



허리가 휘는 간병, 로봇으로 숨통 트이다


케어 로봇은 크게 의료 로봇 범주에 들어간다. 의료 로봇에는 수술용 로봇과 재활 목적 로봇, 간병 및 원격 진료 로봇, 약제 처리, 물류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중 케어 로봇은 간호·간병·돌봄 역할에 집중한다. 아직 일상에서 케어 로봇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일부 강아지 형태의 반려 로봇을 찾아볼 수 있지만, 요양 목적으로는 글쎄다.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해나갈 수 있는 로봇이 필요한 시점이다. 


간병 비용은 얼마나 들까? 통상적인 수준을 잡기는 쉽지 않지만 보통 하루 평균 10~12만 원, 월 기준 약 300만 원 가까이 나온다고 한다. 적지 않은 비용이다. 만약 25세부터 55세까지 월급 300만 원을 받으며 30년간 일하고, 이후 70세부터 100세까지 간병인을 쓴다면 수입과 지출에 차이는 있겠지만 벌어들인 만큼 다시 간병 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때때로 노인 파산, 간병 파산이라는 단어가 미디어에서 등장하는 것을 보면 머지않은 이야기다. 다시 한 번 비용을 줄이기 위한 기술, 로봇의 도입을 생각하게 된다.


서울간병인협회가 말하는 간병인의 역할은 아래 도식도에 나온 것처럼 10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역할 중 일부를 로봇으로 대체한다면 그것으로도 의미가 있다. 침상 목욕, 증상에 따른 간병 실시 등 빈 곳이 있기는 하지만 많은 부분을 로봇이 채워나갈 수 있다. 침상을 청소하는 로봇에서부터, 대소변 수발, 환자 이동, 재활치료, 안정 도모 등 여러 로봇이 시장에 존재한다. 물론 그 수준은 아직 환자들의 수요를 충족할 정도는 아닌 것이 아쉽다.

MZ, 로봇과 공존을 꿈꿀 세대


그래도 긍정적인 소식을 하나 전해보면, 가격 이야기를 뺄 수 없다. 산업용 기준 로봇 가격은 1995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히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로봇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식당에서 사람을 대신해 로봇이 서빙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 또한 인건비 측면에서 로봇의 경쟁력이 사람을 앞섰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간병 시장의 로봇도 마찬가지다. 가격이 내려간다면 진입 장벽은 더 낮아진다. 여기에 기능적인 측면에서 환자, 간병인, 의사 들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서비스가 병행해서 발전한다면 더욱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일본은 이미 케어 로봇 도입을 위해 연간 30만 엔(약 3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우리보다 한 발자국 먼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배경이 크다. 우리나라도 손 놓고 있을 순 없는 실정. 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요양원, 요양병원의 수요가 모두 늘고 있고, 보조 장치로서 로봇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로봇을 대하는 시선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참고로 이것은 아버지, 어머니 세대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MZ세대의 연령대는 1981~2012년생. 이 중 가장 젊은 2012년생의 50년 후는 60세가 넘는 나이다. 로봇이 간병 시장에 자리 잡을 즈음, 즉 생산가능인구 한 명당 노인 한 명을 부양해야 하는 때는 MZ세대가 고령이 됐을 때의 이야기다. 편안한 노후를 즐기고 싶다면 하루라도 빨리 로봇 기술의 진척을 꿈꿔야 할 것이다. 



INTERVIEW

의료 케어 로봇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


간병한다는 것은 그저 옆을 지켜주기만 하는 일이 아니다. 대소변 수발 등 조금은 수고스러운 일도 처리해야 한다. 또 화려하진 않더라도 모두가 어려워할 수 있는 일을 도와주는 것도 로봇의 역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5년간 한 제품에 몰두하고 있는,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국내 기업 큐라코의 이상훈 대표를 만났다. 

| 사진 황필주

Q 큐라코에 대해 소개한다면.

15년간 배설 케어 로봇 하나만 개발해온 전문 기업으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Q 배설 케어 로봇이 생소하다. 

중증 와상환자, 노약자 등 화장실 이동이 어려운 분들이 누워 있는 상태로 대소변을 보면 보통 기저귀를 사용합니다. 냄새나 관리 등 어려운 점이 많죠. 배설 케어 로봇은 배변을 즉시 감지해 흡입, 세정, 건조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지원해주는 솔루션입니다.


Q 처음 돌봄 시장, 그중에서도 케어 로봇에 진입하게 된 배경은?

시작은 개인적인 배경이 컸죠. 우리 아버지도 와상 환자셨는데 이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배설 처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다가 일본에 비슷한 제픔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걸 유통하려고 했는데, 생각과 다르더라고요. 기능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때가 시작이었죠. 지금의 회사를 설립하고 개발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Q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야간 배설 케어가 수월해졌다는 반응이 가장 많고, 위생적이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종이기저귀를 사용할 때보다 환자의 수치심이 줄어들었다는 반응도 많았고요. 환자에게 이런 말을 듣기도 했어요.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는 것 같아 좋다고요.


Q 간병에서 로봇의 역할은?

일단 로봇에 대해 정의하는 게 중요한데, 이제 로봇은 예전에 생각한 2축 움직임을 넘어 실행(Actuating)이 가능한 것이 되었습니다. 초고령 사회 진입과 함께 간병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고, 간병에서 로봇은 다양한 범주에서 역할을 해낼 겁니다.


Q 로봇 도입이 간병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지?

당연히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우선순위는 첫 번째가 환자입니다. 환자들에게 편안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15년 넘게 몰두해왔죠. 가족과 간병인의 편의를 도모하고, 비용 문제를 해결하는 건 그다음 과제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연구 개발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우여곡절이 많았죠(웃음). 처음에는 아무도 안 써주니 우리가 직접 써보면서 개발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깨달았죠. 요양 현장에 가보니 우리 생각과 너무 다르더라고요. 그때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현실에 맞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환자들도 수기로 상태를 전달해주는 등 여러 도움 속에 지금까지 왔습니다.


Q 스마트시티에서 간병 데이터는 어떤 역할을 할까.

한 개인의 건강 정보는 점차적으로 통합 관리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간병에 관한 데이터 역시 이 건강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죠. 우리도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함께 세계 최초로 배설 데이터를 건강 정보에 적용하는 기술 및 데이터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의료 정보가 될 수 있죠.


Q 앞으로 케어 로봇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각각의 간병 기술들이 융합되고 합쳐져서 영화에서 보는 것 같은 미래형 케어 로봇이 탄생하는 거죠. 그리고 우리는 배설 케어를 해결하는 게 그 시작점이라 보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더 큰 확장이 있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간병인들도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될 겁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사람이 간병을 생각하면 간병인을 먼저 걱정하는데, 앞으로는 환자를 먼저 떠올려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독자분들도 언젠가 배설 케어의 수혜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때 오로지 환자와 간병인의 인간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 개발해온 기업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면 감사하겠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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