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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사진에 담긴 도시의 빛나는 감성 



XITY No.2

2023.07.10


기술 수준이 임계점을 넘으면 결국 사람이다


스마트시티의 구성은 대부분 ‘첨단 기술’이라는 옷을 입고 있다. 도심 속 마천루를 날아다니는 드론, 사람의 조작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 등 어릴 적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간의 상상력은 ‘기술’의 힘을 빌려 우리 도시 속에 시나브로 젖어들고 있다. 자연히 관심은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술에 집중되기 마련.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화려하고 정밀하고 기발한 기술들은 스마트시티라는 거대한 무대의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곤 한다. 다만 각종 첨단 기술의 발전상을 보면서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생각에 이를 때가 많다. 예컨대 우리나라 국민 중 스마트폰의 기능을 100%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어느덧 스마트폰의 기능은 사무실 데스크톱 성능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감상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데 그칠 뿐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하드웨어 성능 개선에 홍보의 방점을 찍던 업체들 역시 더 따뜻하고, 어떤 움직임에도 또렷하고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돌려잡은 지 오래다. 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 도달하면 편의와 감성 충족에 집중하게 된다.

#E - Ink



적정 기술은 미래 도시를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


기술과 편의 그리고 감성의 미묘한 시소를 나타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사진과 이를 담아내는 틀 액자가 아닐까. 디지털카메라 및 디지털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사진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찍고 확인할 수 있는 매체가 되었다. 한정된 필름과 인화에 시간이 걸리던 과거 필름카메라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다소 조악했던 품질 역시 기술의 발전으로 필름카메라만큼, 아니 필름카메라보다 더 고화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사진을 담는 그릇인 액자도 마찬가지. 이미 십수 년 전부터 디지털 디스플레이형 액자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하지만 정밀한 기술이 모두의 마음마저 채우지는 못했던 것 같다. 선명한 디지털 사진의 질감보다 필름카메라의 감성을 원하는 사람이 늘며 스마트폰에 필름카메라형 필터 모드를 적용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컬러 사진보다는 다소 흐릿하지만 추억과 쓸쓸함을 자아내는 흑백사진에 되레 마음이 간다. 기술이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자신도 모르게 지나쳐온 감성이 그리움으로 자극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지점이다.

사진을 담는 그릇인 액자도 마찬가지. 지금의 디스플레이 기술이라면 피사체를 실제보다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디지털 액자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지금 미국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트렌드는 전자책(e-Book)에 쓰이는 전자잉크(e-Ink)를 활용한 흑백 액자가 고가에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Frame Work, Ionnyk’라는 회사는 고급스러운 알루미늄 재질의 흑백사진 전용 액자를 크기에 따라 350유로(약 50만 원)에서 3,250유로(약 470만 원)까지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 물론 전력 사용량이 적고 e-Ink가 눈이 피로하지 않게 흑백사진을 구현한다고 하지만, 액자값만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큰 혁신점을 찾을 수 없는 이런 상품이 개발되고 또 고가에 팔린다는 점이다. 이는 흑백 감성을 고급스럽게 느끼고 싶은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그 안에 들어가는 기술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수준일 필요도 없고 사람들의 실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른바 적정 기술이다. 

우리가 꾸려가야 할 스마트시티도 마찬가지 아닐까? 스마트시티에는 사람이 살고, 기술은 사람의 삶을 나아지게 만드는 도구에 불과하다. 첨단만을 쫓기보다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제 필요에 집중하고 그에 충분한 ‘적정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 도시를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editor KIM DONG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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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사진에 담긴 도시의 빛나는 감성


XITY No.2

2023.07.10


기술 수준이 임계점을 넘으면 결국 사람이다


스마트시티의 구성은 대부분 ‘첨단 기술’이라는 옷을 입고 있다. 도심 속 마천루를 날아다니는 드론, 사람의 조작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 등 어릴 적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간의 상상력은 ‘기술’의 힘을 빌려 우리 도시 속에 시나브로 젖어들고 있다. 자연히 관심은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술에 집중되기 마련.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화려하고 정밀하고 기발한 기술들은 스마트시티라는 거대한 무대의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곤 한다. 다만 각종 첨단 기술의 발전상을 보면서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생각에 이를 때가 많다. 예컨대 우리나라 국민 중 스마트폰의 기능을 100%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어느덧 스마트폰의 기능은 사무실 데스크톱 성능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감상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데 그칠 뿐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하드웨어 성능 개선에 홍보의 방점을 찍던 업체들 역시 더 따뜻하고, 어떤 움직임에도 또렷하고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돌려잡은 지 오래다. 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 도달하면 편의와 감성 충족에 집중하게 된다.

#Digital Brain


 ”

적정 기술은 미래 도시를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


기술과 편의 그리고 감성의 미묘한 시소를 나타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사진과 이를 담아내는 틀 액자가 아닐까. 디지털카메라 및 디지털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사진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찍고 확인할 수 있는 매체가 되었다. 한정된 필름과 인화에 시간이 걸리던 과거 필름카메라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다소 조악했던 품질 역시 기술의 발전으로 필름카메라만큼, 아니 필름카메라보다 더 고화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사진을 담는 그릇인 액자도 마찬가지. 이미 십수 년 전부터 디지털 디스플레이형 액자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하지만 정밀한 기술이 모두의 마음마저 채우지는 못했던 것 같다. 선명한 디지털 사진의 질감보다 필름카메라의 감성을 원하는 사람이 늘며 스마트폰에 필름카메라형 필터 모드를 적용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컬러 사진보다는 다소 흐릿하지만 추억과 쓸쓸함을 자아내는 흑백사진에 되레 마음이 간다. 기술이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자신도 모르게 지나쳐온 감성이 그리움으로 자극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지점이다.

사진을 담는 그릇인 액자도 마찬가지. 지금의 디스플레이 기술이라면 피사체를 실제보다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디지털 액자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지금 미국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트렌드는 전자책(e-Book)에 쓰이는 전자잉크(e-Ink)를 활용한 흑백 액자가 고가에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Frame Work, Ionnyk’라는 회사는 고급스러운 알루미늄 재질의 흑백사진 전용 액자를 크기에 따라 350유로(약 50만 원)에서 3,250유로(약 470만 원)까지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 물론 전력 사용량이 적고 e-Ink가 눈이 피로하지 않게 흑백사진을 구현한다고 하지만, 액자값만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큰 혁신점을 찾을 수 없는 이런 상품이 개발되고 또 고가에 팔린다는 점이다. 이는 흑백 감성을 고급스럽게 느끼고 싶은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그 안에 들어가는 기술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수준일 필요도 없고 사람들의 실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른바 적정 기술이다. 

우리가 꾸려가야 할 스마트시티도 마찬가지 아닐까? 스마트시티에는 사람이 살고, 기술은 사람의 삶을 나아지게 만드는 도구에 불과하다. 첨단만을 쫓기보다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제 필요에 집중하고 그에 충분한 ‘적정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 도시를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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