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CHEN CHANGE |  

밀키트, 우리 집 주방을 부탁해!



XITY No.2

2023.07.10


밥상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원로배우 최불암 선생이 전국의 지역 대표 음식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인 ‘한국인의 밥상’, 그리고 전설적인 만화 ‘식객’의 허영만 작가가 동네 밥상에서 맛의 의미를 찾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본방 사수까지는 아니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식도락. 먹방이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을 정도로 먹는 데 관심이 많은 한국인이기에 맛있는 밥상을 찾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매주 소재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4월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평소 직접 식사 준비를 하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밀키트 제품 관련 U&A 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던져준다.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밀키트(Meal Kit)와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식사’와 ‘식사 준비’에 대한 연령별 인식이었다. ‘정성이 들어갈수록 음식은 더 맛있는 법이다’에 동의한 비율은 73.2%(20대 71.6%, 30대 66.4%, 40대 74.8%, 50대 80%)에 달하지만 ‘밥상은 맛보다 정성으로 차리는 것이 더 의미 있다’에 동의한 비율은 34.3%(20대 30%, 30대 23.6%, 40대 34.8%, 50대 48.8%)에 불과했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밥은 맛만 있으면 된다’에 동의한 비율은 48.4%(20대 59.2%, 30대 55.2%, 40대 39.6%, 50대 40.4%)다. 연령별로 20~30대는 식사에 대해 의미를 다르게 부여하고 있고, 왠지 ‘한국인의 밥상’과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40~50세대가 시청하는 비율이 높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왜 20~30대는 정성 들여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필요성을 낮게 느끼는 것일까? 

이는 적어도 1인 가구의 증가세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는 2,144만 8,463가구이고 이 중 1인 가구는 716만 5,788가구로 약 33.4%를 차지한다. 2015년에는 전체 가구 수 1,911만 1,030가구 중 520만 3,440가구가 1인 가구로 약 27.2% 수준이었다. 6년 새 1인 가구가 약 100만여 가구 늘었고, 비율도 6%p 이상 올랐다. 전체 가구 구성에서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는 3~4인 가구 대비 매 끼니를 직접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언뜻 생각해도 1인분을 조리하기 위해 장을 보러 가는 일도, 또 재료를 그만큼 소량으로 구매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최근에는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을 고려해 소량의 채소와 고기를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고 있지만, 가격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반면 밀키트는 재료를 하나하나 장을 보지 않아도 식사를 빠르게 준비할 수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는데 레시피를 모르는 경우에도 효과적이다.

밀키트는 주방 공간 혁신의

시작일 수 있다. 냉장고와 식기세척기가

작아질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시간적으로 여유도 생긴다.

식사 준비와 설거지를 간소화하고

자기계발에 더 매진한다면?


냉장고와 식기세척기가 필요 없는 미래 주방?


일상적인 출퇴근길에서 밀키트 무인 점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에디터의 출근길에도 집 밖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고기요리 밀키트 무인 점포, 아현시장 인근과 아현역 개찰구 바로 앞에도 밀키트 냉장고가 있었다. 각 냉장고마다 판매하는 밀키트의 종류가 다 다르고, 출퇴근길에 있어서 굳이 온라인으로 구매하지 않더라도 오가는 길에 그날 구미에 맞는 밀키트를 구매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앞서 소개한 대로 밀키트 업체들이 온라인 밀키트 정기 배송을 포함해 집까지 직접 가져다주기도 하니 힘들게 장 보러 가는 일 없이 매 끼니를 해결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집에 큰 냉장고가 필요할까 싶다. 주방 공간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인데, 일반적인 가정집 주방에서 냉장고가 차지하는 면적은 반 평 남짓이다. 경우에 따라 냉장고를 2개씩 쓰기도 하고, 김치냉장고까지 생각하면 대략 1평 안팎이 일반적인 것 같다. 갑자기 무슨 냉장고 이야기인가 싶겠지만, 생각해보면 밀키트가 확산될수록 가정집에서 냉장고는 점점 덜 필요해진다. 소형 냉장고만으로도 충분하거나 극단적으로 냉장고가 전혀 필요 없을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집에서 요리할 필요가 없다면 주부들의 일손을 더는 데 큰 공을 세우고 있는 식기세척기도 필요 없다. 소량의 설거지만 해결하면 되니까. 

냉장고와 식기세척기를 치우고 1평 내외의 공간을 작은 카페처럼 인테리어를 한다면? 남는 공간을 라운지 바처럼 구성해 더 머물고 싶은 주방으로 꾸민다면? 애주가들을 위해 와인셀러를 놓는다면? 밀키트의 확산은 주방 공간에만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밀키트로 끼니를 챙기게 될 경우 요리와 설거지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면서 가정주부도 시간을 번다. 마치 냉장고가 사라지며 남는 공간을 다른 공간으로 활용하듯이 주부가 가사와 육아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다른 목적으로 시간을 활용한다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얻어 가는 것 아닐까.

기사 전문은 <XITY> 매거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ditor RYU SEUNGWOO 




KITCHEN CHANGE  |  

밀키트, 우리 집 주방을 부탁해!


XITY No.2

2023.07.10


밥상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원로배우 최불암 선생이 전국의 지역 대표 음식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인 ‘한국인의 밥상’, 그리고 전설적인 만화 ‘식객’의 허영만 작가가 동네 밥상에서 맛의 의미를 찾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본방 사수까지는 아니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식도락. 먹방이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을 정도로 먹는 데 관심이 많은 한국인이기에 맛있는 밥상을 찾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매주 소재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4월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평소 직접 식사 준비를 하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밀키트 제품 관련 U&A 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던져준다.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밀키트(Meal Kit)와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식사’와 ‘식사 준비’에 대한 연령별 인식이었다. ‘정성이 들어갈수록 음식은 더 맛있는 법이다’에 동의한 비율은 73.2%(20대 71.6%, 30대 66.4%, 40대 74.8%, 50대 80%)에 달하지만 ‘밥상은 맛보다 정성으로 차리는 것이 더 의미 있다’에 동의한 비율은 34.3%(20대 30%, 30대 23.6%, 40대 34.8%, 50대 48.8%)에 불과했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밥은 맛만 있으면 된다’에 동의한 비율은 48.4%(20대 59.2%, 30대 55.2%, 40대 39.6%, 50대 40.4%)다. 연령별로 20~30대는 식사에 대해 의미를 다르게 부여하고 있고, 왠지 ‘한국인의 밥상’과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40~50세대가 시청하는 비율이 높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왜 20~30대는 정성 들여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필요성을 낮게 느끼는 것일까? 

이는 적어도 1인 가구의 증가세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는 2,144만 8,463가구이고 이 중 1인 가구는 716만 5,788가구로 약 33.4%를 차지한다. 2015년에는 전체 가구 수 1,911만 1,030가구 중 520만 3,440가구가 1인 가구로 약 27.2% 수준이었다. 6년 새 1인 가구가 약 100만여 가구 늘었고, 비율도 6%p 이상 올랐다. 전체 가구 구성에서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는 3~4인 가구 대비 매 끼니를 직접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언뜻 생각해도 1인분을 조리하기 위해 장을 보러 가는 일도, 또 재료를 그만큼 소량으로 구매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최근에는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을 고려해 소량의 채소와 고기를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고 있지만, 가격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반면 밀키트는 재료를 하나하나 장을 보지 않아도 식사를 빠르게 준비할 수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는데 레시피를 모르는 경우에도 효과적이다.

“ 

밀키트는 주방 공간 혁신의

시작일 수 있다. 냉장고와 식기세척기기ㅏ

작아질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시간적으로 여유도 생긴다.

식사 준비와 설거지를 간소화하고

자기계발에 더 매진한다면?


냉장고와 식기세척기가 필요 없는 미래 주방?


일상적인 출퇴근길에서 밀키트 무인 점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에디터의 출근길에도 집 밖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고기요리 밀키트 무인 점포, 아현시장 인근과 아현역 개찰구 바로 앞에도 밀키트 냉장고가 있었다. 각 냉장고마다 판매하는 밀키트의 종류가 다 다르고, 출퇴근길에 있어서 굳이 온라인으로 구매하지 않더라도 오가는 길에 그날 구미에 맞는 밀키트를 구매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앞서 소개한 대로 밀키트 업체들이 온라인 밀키트 정기 배송을 포함해 집까지 직접 가져다주기도 하니 힘들게 장 보러 가는 일 없이 매 끼니를 해결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집에 큰 냉장고가 필요할까 싶다. 주방 공간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인데, 일반적인 가정집 주방에서 냉장고가 차지하는 면적은 반 평 남짓이다. 경우에 따라 냉장고를 2개씩 쓰기도 하고, 김치냉장고까지 생각하면 대략 1평 안팎이 일반적인 것 같다. 갑자기 무슨 냉장고 이야기인가 싶겠지만, 생각해보면 밀키트가 확산될수록 가정집에서 냉장고는 점점 덜 필요해진다. 소형 냉장고만으로도 충분하거나 극단적으로 냉장고가 전혀 필요 없을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집에서 요리할 필요가 없다면 주부들의 일손을 더는 데 큰 공을 세우고 있는 식기세척기도 필요 없다. 소량의 설거지만 해결하면 되니까. 

냉장고와 식기세척기를 치우고 1평 내외의 공간을 작은 카페처럼 인테리어를 한다면? 남는 공간을 라운지 바처럼 구성해 더 머물고 싶은 주방으로 꾸민다면? 애주가들을 위해 와인셀러를 놓는다면? 밀키트의 확산은 주방 공간에만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밀키트로 끼니를 챙기게 될 경우 요리와 설거지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면서 가정주부도 시간을 번다. 마치 냉장고가 사라지며 남는 공간을 다른 공간으로 활용하듯이 주부가 가사와 육아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다른 목적으로 시간을 활용한다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얻어 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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