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XITY |
글로벌 스마트시티로 약진 중인 도시
XITY No.2
2023.07.24
올해 IMD 스마트시티 인덱스에서 눈에 띄는 점은 아시아와 호주 도시들의 약진이었다. 유럽 도시 일색이었던 예년과는 다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에서도 스마트도시를 꾸리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선진국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스마트시티는 첨단 기술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매년 4월 스위스 IMD(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에서는 글로벌 스마트시티 인덱스를 발표한다. IMD는 국가경쟁력 평가 순위로도 유명한 기관인데, 범위를 도시 단위까지 넓혀서 발표하기 시작한 것. 조사의 기준은 삶에서 중요한 5가지(건강과 안전, 모빌리티, 활동, 교육 및 고용 기회, 거버넌스) 측면을 기술과 사회 인프라 기준으로 총 10개 항목으로 나눠 측정한다. IMD는 스마트시티를 측정하는 많은 조사기관 중에서도 꽤나 권위 있는 편에 속한다.
구체적인 기준을 떠나 가장 궁금한 내용은 순위일 터. 1위부터 말하자면, 스위스 대표 도시 취리히가 2019년 이후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10위권까지는 대부분 스위스,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선진국의 대표 도시들이 이름을 올렸고,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 호주 캔버라가 순위에 들었다. 다만 그 범위를 20위권까지 확대해보면 아시아 국가 도시들의 약진이 눈에 띄고, 오히려 미국 도시들은 순위권 밖에 자리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기술은 최고, 사회 인프라는 아쉬운 서울
지난 4월 IMD 스마트시티 조사 결과,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와 베이징에 이어 서울이 16위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제도 부문만 보완하면 내년에는 10위권 내로도 진입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 사진 황필주
서울은 어느 정도 위치에 있을까? 2023년 기준 서울의 순위는 16위로 지난 조사 때의 18위 대비 두 계단 상승했다. 첫 조사 이후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이다. 부산은 49위로 이전 조사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98위를 기록한 오사카 등 일본 도시보다는 훨씬 높다는 점이 점이 다소 위안이 된다고 할까. 한국의 수도 서울이 점차 나아지고 있는 모습은 고무적이지만, 주요 선진 도시 및 비슷한 순위에 있는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유난히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앞서 언급한 5가지 측면에서 기술은 세계 최상위권인 반면, 사회 인프라 부문은 상위권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스마트도시 기술은 훌륭한데, 이를 뒷받침해주는 제도가 아직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의미다.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만들어나가는 데 있어 제도가 아닌 기술에만 의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지점이다.
아름다운 도시 경관에 ‘편리’를 더하는 QR코드
|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바로 아래에는 하버브리지를 조망할 수 있는 ‘오페라 바’가 위치해 있다.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QR코드로 단번에 이용 가능하다.
캥거루, 코알라, 멋진 대자연과 오페라하우스. 사람들에게 호주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면 대체로 나오는 단어들이다. 멋진 대자연과 여유로움에 대한 기대 때문일까? 호주는 이민 가고 싶은 나라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같은 기대는 전 세계 도시 평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IMD 스마트시티 평가에서 캔버라(3위)와 시드니(18위)는 20위권에 들어 있으니 말이다.
호주는 어떻게 살고 싶은 스마트시티를 만들어가고 있을까? 눈에 띈 점은 그리 대단치 않아 보이는 적정 기술을 활용해 생활 속 불편함을 해소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QR코드다. 시드니의 명물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위치한 서큘러 키 인근은 항상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당연히 명소들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곳에 식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기에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재미있는 점은 수100석에 달하는 오페라하우스 아래 식당(Opera Bar)의 경우 종업원 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찾아든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고, 계산까지 하려면 품이 많이 들 텐데 말이다. 게다가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이 모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원들의 노고는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식당 서비스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고 사람들의 평가 역시 나쁘지 않다.
비밀은 테이블마다 설치된 QR코드에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비추면 상세한 메뉴별 설명과 그림이 나오고, 주문과 결제까지 할 수 있다. 굳이 직원을 불러 물어볼 필요 없이 앉은 자리에서 빠르게 주문하고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직원들 대다수는 음식을 나르고 치우는 업무에 집중하기 때문에 적은 인원에도 효율적으로 식당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시드니를 비롯한 호주 주요 도시들의 식당에서는 이런 QR코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도시 벽면에도 QR코드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예술품 등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만큼 QR코드가 생활 곳곳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QR코드는 낯선 개념도 아니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다만 호주의 사례는 이 간단한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면 도시 속 삶의 모습이 더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사 전문은 <XITY> 매거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ditor KIM DONGWON
GLOBAL XITY |
글로벌 스마트시티로 약진 중인 도시
XITY No.2
2023.07.24
올해 IMD 스마트시티 인덱스에서 눈에 띄는 점은 아시아와 호주 도시들의 약진이었다. 유럽 도시 일색이었던 예년과는 다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에서도 스마트도시를 꾸리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선진국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스마트시티는 첨단 기술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매년 4월 스위스 IMD(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에서는 글로벌 스마트시티 인덱스를 발표한다. IMD는 국가경쟁력 평가 순위로도 유명한 기관인데, 범위를 도시 단위까지 넓혀서 발표하기 시작한 것. 조사의 기준은 삶에서 중요한 5가지(건강과 안전, 모빌리티, 활동, 교육 및 고용 기회, 거버넌스) 측면을 기술과 사회 인프라 기준으로 총 10개 항목으로 나눠 측정한다. IMD는 스마트시티를 측정하는 많은 조사기관 중에서도 꽤나 권위 있는 편에 속한다.
구체적인 기준을 떠나 가장 궁금한 내용은 순위일 터. 1위부터 말하자면, 스위스 대표 도시 취리히가 2019년 이후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10위권까지는 대부분 스위스,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선진국의 대표 도시들이 이름을 올렸고,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 호주 캔버라가 순위에 들었다. 다만 그 범위를 20위권까지 확대해보면 아시아 국가 도시들의 약진이 눈에 띄고, 오히려 미국 도시들은 순위권 밖에 자리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기술은 최고, 사회 인프라는 아쉬운 서울
지난 4월 IMD 스마트시티 조사 결과,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와 베이징에 이어 서울이 16위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제도 부문만 보완하면 내년에는 10위권 내로도 진입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서울은 어느 정도 위치에 있을까? 2023년 기준 서울의 순위는 16위로 지난 조사 때의 18위 대비 두 계단 상승했다. 첫 조사 이후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이다. 부산은 49위로 이전 조사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98위를 기록한 오사카 등 일본 도시보다는 훨씬 높다는 점이 점이 다소 위안이 된다고 할까. 한국의 수도 서울이 점차 나아지고 있는 모습은 고무적이지만, 주요 선진 도시 및 비슷한 순위에 있는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유난히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앞서 언급한 5가지 측면에서 기술은 세계 최상위권인 반면, 사회 인프라 부문은 상위권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스마트도시 기술은 훌륭한데, 이를 뒷받침해주는 제도가 아직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의미다.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만들어나가는 데 있어 제도가 아닌 기술에만 의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지점이다.
아름다운 도시 경관에 ‘편리’를 더하는 QR코드
|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바로 아래에는 하버브리지를 조망할 수 있는 ‘오페라 바’가 위치해 있다.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QR코드로 단번에 이용 가능하다.
캥거루, 코알라, 멋진 대자연과 오페라하우스. 사람들에게 호주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면 대체로 나오는 단어들이다. 멋진 대자연과 여유로움에 대한 기대 때문일까? 호주는 이민 가고 싶은 나라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같은 기대는 전 세계 도시 평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IMD 스마트시티 평가에서 캔버라(3위)와 시드니(18위)는 20위권에 들어 있으니 말이다.
호주는 어떻게 살고 싶은 스마트시티를 만들어가고 있을까? 눈에 띈 점은 그리 대단치 않아 보이는 적정 기술을 활용해 생활 속 불편함을 해소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QR코드다. 시드니의 명물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위치한 서큘러 키 인근은 항상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당연히 명소들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곳에 식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기에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재미있는 점은 수100석에 달하는 오페라하우스 아래 식당(Opera Bar)의 경우 종업원 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찾아든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고, 계산까지 하려면 품이 많이 들 텐데 말이다. 게다가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이 모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원들의 노고는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식당 서비스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고 사람들의 평가 역시 나쁘지 않다.
비밀은 테이블마다 설치된 QR코드에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비추면 상세한 메뉴별 설명과 그림이 나오고, 주문과 결제까지 할 수 있다. 굳이 직원을 불러 물어볼 필요 없이 앉은 자리에서 빠르게 주문하고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직원들 대다수는 음식을 나르고 치우는 업무에 집중하기 때문에 적은 인원에도 효율적으로 식당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시드니를 비롯한 호주 주요 도시들의 식당에서는 이런 QR코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도시 벽면에도 QR코드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예술품 등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만큼 QR코드가 생활 곳곳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QR코드는 낯선 개념도 아니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다만 호주의 사례는 이 간단한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면 도시 속 삶의 모습이 더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사 전문은 <XITY> 매거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ditor KIM DONGWON
RELATED ARTICLES
RELATED ARTICLES